블랙 다이어리/이슈

겉모습의 나라, 서울에서 본 진짜 한국

백만장작! 2025.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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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기준은 어디에 있을까?

 

서론: 서울에서 받은 충격

한국은 정말 미쳐 돌아가고 있습니다. 못생기고, 유행에 뒤처지고, 성형 수술은 도가 넘치도록 성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방금 여행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 친구에게서 들은 서울에서의 경험은 아직도 세계관을 산산조각 냈던 그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오를 정도라고 합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치킨을 먹고 진로라는 술을 마시고, 팩이나 하나 사고 싶었는데, 실수로 “한국의 표면적인 겉모습만을 봤다”는 부정적인 세계관을 갖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요목조목 친구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압구정동, 성형외과 거리의 풍경

한 거리에 성형외과 병원이 600개나 있다니, 제가 잘못 찾아온 줄 알았습니다.
서울에 온 첫날, 친구가 압구정동에 데려가 준다고 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예술적인 느낌이었고, 양쪽으로 카페와 작은 가게들이 즐비한 조용한 골목길일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압구정동 사거리에서 신사동까지, 이 거리는 성형외과 병원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정말 이곳에 사람들이 사는 게 맞나 싶을 정도였어요! 대충 세어 보니 간판이 붙어 있는 성형외과 병원이 수백 개나 있었습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마법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몇 걸음만 걸어도 성형외과 병원이 있었고, 입구에 있는 간판들이 편의점 간판보다 더 눈길을 끌었습니다. 영어로는 “당신의 아름다움 여정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일본어로는 “여기는 세상 모든 사람이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는 곳”, 중국어로는 “아름다운 변신, 여기서 시작하세요”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친구에게 “여기 정말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라고 농담을 던졌더니, 친구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거의 다 됐어. 작년에 외국에서만 한국에 성형수술 받으러 온 사람이 엄청났거든.” 이 말을 들으니,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수긍하게 됐습니다.

 

롯데타워가 보이는 거리

남성 화장과 외모 관리의 일상화

옆 자리의 청년은 나보다 훨씬 정교했고, 나는 내 삶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날 명동에서 쇼핑을 하다가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마주쳤습니다. 지하철에서 20대쯤 되어 보이는 한국 청년이 화려한 화장품 가방을 꺼내 화장을 수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컨실러, 세팅 파우더, 그리고 이름도 모를 눈썹 펜슬까지 꼼꼼하게 사용했습니다. 모든 과정이 매끄러웠고, 그의 테크닉은 저보다 훨씬 능숙했습니다. 저는 차 안에 있는 다른 청년들을 몰래 살펴봤는데, 그들 중 상당수가 피부가 아주 좋고 화장도 정교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의 눈 화장은 저보다 더 자연스러웠습니다. 호텔로 돌아와 재빨리 검색해 보니 한국 남성 화장품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주요 남성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도 급증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한국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들이 왜 그렇게 피부가 좋은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해질녘 골목길

구직 시장과 외모의 중요성

구직 신청 시 사진을 필수로 첨부해야 하는데, 외모는 이제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서울에서의 마지막 날, 그곳에서 일하는 외국인 친구를 만났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녀는 저에게 충격적인 말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구직 활동을 할 때는 이력서에 사진을 꼭 첨부해야 하는데, 이 사진이 1차 면접 통과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입니다.” 제가 “학력과 경력은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물론 중요하지만, 외모도 중요한 기준입니다. 많은 회사가 명확하게 언급하지는 않지만, ‘외모 기준’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녀는 또, 구직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한국에 쌍꺼풀 수술을 하러 온 선배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쌍꺼풀이 생기니 외모가 더 유리해져서 취업에 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 말을 듣고 한참 동안 침묵했습니다. 외국에서는 학력, 전공, 경력 등에 대한 부담이 크겠지만, 한국에서는 외모조차 취업에 있어 압박 요소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골목길 사이로 보이는 풍경

한국인의 성형수술에 대한 태도

성형수술은 마트 쇼핑만큼이나 흔한 일이어서, 제 세계관은 산산이 조각났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한국인들의 성형수술에 대한 태도였습니다. 커피숍에서 대학생처럼 보이는 두 여자가 옆 테이블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들의 대화 때문에 커피를 거의 뿜을 뻔했습니다. “쌍꺼풀 수술은 어느 병원에서 하셨어요? 아주 자연스러워요.” “강남에 있는 병원이에요. 원장님 실력이 정말 좋으세요. 다음 주에 코 수술 안 하실 거예요?” “네, 이미 예약해 놨어요. 그 병원에서 프로모션이 있다고 들었어요. 코 수술을 받으면 히알루론산을 무료로 받을 수 있어요.” 그들은 오늘 뭘 먹을지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성형수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외국 커피숍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주변 사람들이 저를 흘끗 쳐다볼 것 같았지만, 여기서는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마주하는 사람들

성형수술의 보급률과 사회적 배경

성형수술의 보급률이 말도 안 되게 높아서 제 세계관은 산산이 조각났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 많은 정보를 찾아보았고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했습니다. 젊은 한국 여성의 성형수술 비율이 놀라울 정도로 높다고 합니다. 사실상 여성 몇 명 중 한 명꼴로 성형수술을 받은 셈입니다. 한국의 전체 성형수술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쌍꺼풀과 코 성형이 가장 인기 있는 수술입니다. 이러한 현상 뒤에는 “완벽한 외모”를 향한 사회의 궁극적인 추구가 있습니다.

 

한잔의 술로 달래는 하루

획일화된 미의 기준과 반작용

획일화된 미는 사람들을 조금 두렵게 만듭니다.
서울에서 며칠을 보내는 동안, 저는 특히 마법 같은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길거리의 미인들은 모두 어딘가 모르게 비슷해 보였습니다. 큰 눈, 높은 콧대, 작은 V자 얼굴은 마치 템플릿을 이용해 대량 생산한 것 같았습니다. 가끔은 좀 더 개성 있는 외모를 가진 사람을 보면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이 “획일화된 미” 현상은 마치 휴대전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세대마다 고정된 디자인 템플릿이 있고, 그 버전은 때때로 업그레이드됩니다. 그래서인지 일부 젊은 한국 사람들이 반항의 한 형태로 “성형하지 않기”를 선택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모두가 똑같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자연스러움을 고수하는 것이 오히려 더 특별한 존재가 되는 셈입니다.

 

어디든지 빨리빨리 문화의 아이콘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시각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만이 아니라 “아름다움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한국 여행을 통해 한국의 성형 문화가 단순히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일종의 사회적 압력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외모가 취업의 문턱이 되고, 화장이 남성의 일상이 되고, 성형수술이 통과의례처럼 여겨지면서 “아름다움”은 더 이상 개인적인 선택이 아닌 사회적 의무가 되었습니다. 성형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고집했던 한국 블로거가 생각납니다. 댓글에서 누군가는 “직접 이민을 권합니다. 한국은 당신에게 적합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농담처럼 들리지만, 그 뒤에 숨겨진 사회적 현실은 사람들을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머물러 가는 하루 아래 버스정류장

맺음말: 다양성의 가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한국의 아름다움은 섬세하고 완벽하지만 동시에 획일화되어 있습니다. 모두가 동일한 기준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결국 조립 라인의 제품처럼 비슷해집니다. 반면, 다양한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사회가 더 건강하고 풍요로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남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개성과 자연스러움을 지키는 데 있다는 사실을 이번 경험을 통해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똑같아 보인다면, 그보다 더 지루한 일은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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